새해 - 구상 새해 - 구상 내가 새로와지지 않으면 새해를 새해로 맞을 수 없다 내가 새로와져서 인사를 하면 이웃도 새로와진 얼굴을 하고 새로운 내가 되어 거리를 가면 거리도 새로운 모습을 한다 지난날의 쓰라림과 괴로움은 오늘의 괴로움과 쓰라림이 아니요 내일도 기쁨과 슬픔이 수놓겠지만 그.. Poem 2017.01.28
침묵 – 한상경 침묵 – 한상경 지금은 차라리 메마른 들풀과 차디찬 강물이고 싶다 초조한 이들은 사랑한다고 말을 하고 거짓된 이들은 정말이라고 언약하지만 이미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미 믿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정말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말없이 길을 가고 싶다 .. Poem 2017.01.25
겨울 숲에서 / 안도현 겨울 숲에서 안도현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첫눈이 내립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왠지 그대가 올 것 같아 나는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그대를 기다립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나는 기다리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 계절에서 저 계절을 기다리는 헐벗은 나무들도 모.. Poem 2017.01.23
흰 눈이 와요 / 오순화 흰 눈이 와요 / 오순화 흰 눈이 와요 추억이 펑펑 쏟아져요 나뭇가지위에 함박함박 우리사랑 눈꽃으로 피어나요 이 밤이 새도록 그대와 함께 길을 걷고 싶어요 하얀 눈 소복소복 쌓이는 우리얘기 하얀 편지지에 가득 채워 하늘로 띄우면 영원히 밀봉된 채로 빛나는 별 하나 될 거예요 나.. Poem 2017.01.21
세월 ~ 박만엽 세월 ~ 박만엽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하지만 흔적도 없이 흘러가지만 않습니다. 산 위의 계곡에서부터 새소리를 들으며 자갈도 씻겨주고 강으로 흘러 바다를 채워 우리의 마음도 씻겨줍니다. 세월은 돌아가는 주마등과 같다고 하지만 계절처럼 반복하여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돌아.. Poem 2017.01.21
기다림은 나무를 키 크게 한다 / 이기철 Evening Figuers Lithograph 1979 기다림은 나무를 키 크게 한다 / 이기철 기다림은 나무를 키 크게 한다 햇살이 순금의 얼굴로 찾아오면 길 위를 지나는 사람의 마음이 오전의 풀밭 같이 푸르러진다 꽃들이 열매가 되기까지는 바쁜 마음을 내려놓고 돌멩이처럼 기다리자 바람이 그 여린 손으로 길.. Poem 2017.01.15
슬픈 그리움 /이해인 슬픈 그리움 / 이해인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할 일 안해야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 Poem 2017.01.09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네 등 위에 내려앉는 겨울날의 송이눈처럼 너를 포근하게 감싸 껴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 Poem 2017.01.03
1월 ...오세영 1월 ...오세영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의 발성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 Poem 2017.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