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 얼굴처럼 / 김용택 그리운 사람 얼굴처럼 / 김용택 손에 잡히지 않는 그리운 사람의 얼굴처럼 밤하늘의 별들은 반짝입니다 나는 절 뒤안 같은 데로 사람들이 다 돌아간 절 뒤안 같은 데로 가서 이끼 푸른 절 기둥에 기대어 쉬고 싶습니다 날이 어두워오고 어둠 속에 가만히 손 내밀어 잡고 싶은 그리운 사람.. Poem 2016.11.30
다른 길은 없다 / 류시화 골목안 / 박수근 화백 다른 길은 없다 / 류시화 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 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 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동안 자신의 영혼이 절벽을 올라왔음도 알아야한다 그 상처, 그 방황, 그두려움을 삶의 불모지.. Poem 2016.11.29
어느 날의 커피 / 이해인 Phil Coulter / The Flight of the Earls 어느 날의 커피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 Poem 2016.11.28
지친 그리움에게 - 최석근 지친 그리움에게 - 최석근 우리 지친 그리움을 위하여 고독의 잔을 비우자 언제 이었던가 너의 하얀 손이 고독한 내 어깨에 바람의 노래로 내려앉았던 그때가 보랏빛 도라지꽃을 가슴에 안고 초록빛 바람으로 닿는 향기를 맡으며 가슴으로 들어가는 순한 숲의 사슴이 되어 수줍던 발자국.. Poem 2016.11.26
초저녁 갈증 / 정황수 초저녁 갈증 정 황 수 흰 수염 갈대숲에 느릿하다 저 도요새 산마루 걸터앉은 빗금무늬 햇살 안고 살포시 깃털 적시며 부리 쿡쿡 씻는다. 낙조의 곳집에서 한 올 구름 꺼내들고 할딱대는 걸음마다 거친 숨결 잦아든다. 쉼 없이 바람을 삼켜 시려오는 가슴앓이. 밀려드는 어둠 속에 눈동자.. Poem 2016.11.25
자고 새면 - 임 화 자고 새면 - 임 화 자고 새면 이변을 꿈꾸면서 나는 어느 날이나 무사하기를 바랐다 행복되려는 마음이 나를 여러 차례 죽음에서 구해 준 은혜를 잊지 않지만 행복도 즐거움도 무사한 그날 그날 가운데 찾아지지 아니할 때 나의 생활은 꽃 진 장미넝클이었다 푸른 잎을 즐기기엔 나의 나.. Poem 2016.11.24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 Poem 2016.11.22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 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 Poem 2016.11.21
거울 - 이상 거울 -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 Poem 2016.11.15
생(生) - 유하 생(生) - 유하 천장(天葬)이 끝나고 일제히 날아오르는 독수리 떼 허공에 무덤들이 떠간다 쓰러진 육신의 집을 버리고 휘발하는 영혼아 또 어디로 깃들일 것인가 삶은 마약과 같아서 끊을 길이 없구나 하늘의 구멍인 별들이 하나 둘 문을 닫을 때 새들은 또 둥근 무덤을 닮은 알을 낳으리 (.. Poem 2016.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