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를 듣는다 / 천상병 빗소리를 듣는다 / 천상병 빗소리를 듣는다 밤중에 깨어나 빗소리를 들으면 환히 열리는 문이 있다 산만하게 살아온 내 인생을 가지런히 빗어주는 빗소리 현실도 꿈도 아닌 진공의 상태가 되어 빗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이냐 눈을 감으면 넓어지는 세계의 끝을 내가 갔다 귓속에서 노래가 되기도 하는 빗소리 이 순간의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까 빗소리를 듣는다 Rain and Tears / Aphrodite's Child Poem 2022.08.20
그리움이란 / 권경엽 그리움이란 / 권경엽 어느 마음 한 장을, 꼬깃꼬깃 가슴속 갈피에 품었다가 지치고 바람 부는 일상의 골목 끝 돌아앉아 가만히 꺼내 보는 것이다 접힌 모서리 닳고 해지도록 "James Last - Ave Maria" Poem 2022.07.19
7월의 노래 - 엄 기원 7월의 노래 - 엄 기원 여름은 화안한 웃음인가 봐? 여름은 새파란 마음인가 봐? 풀도 나무도 웃음이 가득 온통 세상이 파란 빛이야 숲에서 들린다, 여름의 노래 들판에 보인다 여름의 빛깔 시원한 바람은 어디서 올까? 정말 7월은 요술쟁이야 Poem 2022.07.19
5월이 오면 - 황 금찬 5월이 오면 - 황 금찬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의 그 놈일까? 저 언덕에 작은 무덤은 누구의 무덤일까? 5월은 4월보다 정다운 달 병풍에 그린 난초가 꽃 피는 달 미류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5월이다 Poem 2022.05.01
설날 아침에 - 김 남주 설날 아침에 - 김 남주 눈이 내린다 싸락눈 소록소록 밤새도록 내린다 뿌리뽑혀 이제는 바싹 마른 댓잎 위에도 내리고 허물어진 장독대 금이 가고 이빨 빠진 옹기그릇에도 내리고 소 잃고 주저앉은 외양간에도 내린다 더러는 마른자리 골라 눈은 떡가루처럼 하얗게 쌓이기도 하고 닭이 울고 날이 새고 설날 아침이다 새해 새아침 아침이라 그런지 까치도 한두 마리 잊지 않고 찾아와 대추나무 위에서 운다 까치야 까치야 뭐하러 왔냐 때때옷도 없고 색동저고리도 없는 이 마을에 이제 우리 집에는 너를 반겨줄 고사리손도 없고 너를 맞아 재롱 피울 강아지도 없단다 좋은 소식 가지고 왔거들랑 까치야 돈이며 명예 같은 것은 그런 것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나 죄다 주고 나이 마흔에 시집올 처녀를 구하지 못하는 우리 아우 덕종이한테는 행여 .. Poem 2022.02.02
또 겨울은 오고 / 石友 박정재 Claude Monet(클로드 모네 [또 겨울은 오고] / 石友 박정재 붙들어도 소용없는 세월 내 심신이 늙어가는 소리 들으려 하지 않고 가는구나 지나간 가을이 그리워지는 훤히 들여다보이는 내 얄팍한 가슴이 부끄럽네 흰 눈이 하늘에서 춤을 추면 땅 위에는 하얀 카펫이 덮이지만 내 육신은 추위에 떨 것이네 이럴 때면 뜨거운 군고구마 호호 불어가며 함께 먹던 어린 시절 친구 생각에 잠기네 Poem 2022.01.09
새해를 맞이하며 새해를 맞이하며 藝香 도지현 새로운 것엔 항상 새로운 마음이 필요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 했고 새해엔 새 마음으로 시작해야지 묵은 것은 묵은해로 같이 보내고 애물단지 코로나도 묵은해와 함께 싸서 보내 새롭고, 맑고 밝은 해를 맞아 검은 호랑이해의 위상을 새우자 붉은 해가 동해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듯 우리의 기상도 저 붉은 해가 용틀임하듯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자 새해에는 삼천리 방방곡곡 무궁화꽃이 만발하고 사람들의 가슴에는 희망과 꿈이 부풀어 있는 공정과 정의가 살아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Abba https://youtu.be/t0Hgvvw6hhw ;음악 편집 체칠리아 Poem 2022.01.02
12월의 편지 / 박우복 12월의 편지 / 박우복 12월에 쓰는 편지는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 아직도 채우지 못한 일들이 많이 남아 있기에 묵은 마음 털어 버리고 새 마음을 심으려 해도 나이가 든 탓인지 그 마음이 그 마음 그래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찢겨진 낙엽 한 장에 내리는 첫눈만 담아 서둘러 봉(封)하면 12월의 편지는 마무리 되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낡은 의자에 앉아 흘러간 시간을 만지작 거리며 응어리진 삶을 풀어 헤친다 Poem 2021.12.26
12월의 기도 - 윤 영초 12월의 기도 - 윤 영초 마지막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시간 저 멀리 지나가 버린 기억 차곡 차곡 쌓아 튼튼한 나이테를 만들게 하십시오 한 해를 보내며 후회가 더 많이 있을테지만 우리는 다가 올 시간이 희망으로 있기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십시오 그리워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 안부를 띄우는 기도를 하게 하십시오 욕심을 채우려 발버둥쳤던 지나온 시간을 반성하며 잘못을 아는 시간이 너무 늦어 아픔이지만 아직 늦지 않았음을 기억하게 하십시오 작은것에 행복할 줄 아는 우리 가슴마다 웃음 가득하게 하시고 허황된 꿈을 접어 겸허한 우리가 되게 하십시오 맑은 눈을 가지고 새 해에 세운 계획을 헛되게 보내지 않게 하시고 우리 모두에게 다시 일어설 수있는 힘을 주십시오 모두가 원하는 그런 복을 가슴마다 가.. Poem 2021.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