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초저녁 갈증 / 정황수

차 지운 2016. 11. 25. 13:47





초저녁 갈증


정 황 수


흰 수염 갈대숲에 느릿하다 저 도요새

산마루 걸터앉은 빗금무늬 햇살 안고

살포시 깃털 적시며 부리 쿡쿡 씻는다.


낙조의 곳집에서 한 올 구름 꺼내들고

할딱대는 걸음마다 거친 숨결 잦아든다.

쉼 없이 바람을 삼켜 시려오는 가슴앓이.


밀려드는 어둠 속에 눈동자가 꿈틀댄다.

굶주린 가슴팍을 뒤흔드는 시리우스여

레테강 건너기 전에 채워질까? 이 갈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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