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Edward Atkinson Hornel The Captive Butterfly c.1905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 줄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걸 너.. Poem 2017.03.30
꽃이 피기까지 / 이정하 꽃이 피기까지 / 이정하 사랑은 그냥 오지 않는다 반드시 장애물을 가지고 온다 행복도 그냥 오지 않는다 반드시 훼방꾼들을 거느리고 온다 꽃이 그냥 피는 줄 아는가 한 잎 꽃송이를 피워 내기 위해선 온몸으로 뜨거운 볕을 받아 낸 저 잎새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음을 꽃샘추위를 무사히.. Poem 2017.03.27
그때 - 김용택 그때 - 김용택 허전하고 우울할 때 조용히 생각에 잠길 때 어딘가 달려가 닿고 싶을 때 파란 하늘을 볼 때 그 하늘에 하얀 구름이 둥둥 떠가면 더욱더 저녁노을이 아름다울 때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 둥근 달을 바라볼 때 무심히 앞산을 바라볼 때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귓가를 스칠 때 .. Poem 2017.03.24
사랑한다는 말은 - 서정윤 사랑한다는 말은 - 서정윤 사랑한다는 말은 기다린다는 말인 줄 알았다. 가장 절망적일 때 떠오른 얼굴 그 기다림으로 하여 살아갈 용기를 얻었었다. 기다릴 수 없으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줄 알았다. 아무리 멀리 떠나 있어도 마음은 늘 그대 곁에 있는데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 Poem 2017.03.21
그대 / 정두리 Oscar Törna 그대 / 정두리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꽃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할 구석진 마을의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 배로 다시 .. Poem 2017.03.16
서로 사랑한다는 것 - 이정하 서로 사랑한다는 것 - 이정하 당신은 아는가, 그를 위하여 기도할 각오 없이 사랑한다는 것은 애당초 잘못된 시작이라는 것을. 당신은 아는가, 이 컴컴한 어둠속에 내가 그냥 있겠다는 것은 내 너를 안고 그 모두를 기억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당신은 아는가,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게 .. Poem 2017.03.14
네가 있어 - 이기철 네가 있어 - 이기철 너를 어찌 그립다고만 말할 수 있느냐 너는 햇빛 너는 향기 너는 물결 너는 초록 너는 새 움 너는 이슬 너는 꽃술 너는 바람 어떤 언어로도 너를 다 말할 순 없어 너는 봄비 너는 볕살 너는 이삭 너는 첫 눈 너는 붉음 너는 노랑 너는 연두 너는 보라 네가 있어 세상은 아.. Poem 2017.03.13
그리움 / 김홍성 그리움 / 김홍성 떨어질 듯이 방울방울 맺힌 이슬이 풀잎 끝자락 붙들고 안간힘 쓰는 안쓰러움 저물녘 저기 강 건너에 서있는 나무는 종일 어서 오라고 손을 흔드는데 떠나고 허전했던 빈자리가 저토록 찬란한 그리움의 빛으로 뒤척이고 있을까 드넓은 바닷가 백사장에파도만이 알고 있.. Poem 2017.03.08
사랑합니다 / 김남조 사랑합니다 / 김남조 가시 돋친 그러나 눈부신 장미의 관(冠)입니다 얼마나 사무쳤으면 이 가파로운 천인(千?)의 준령을 그 이름 섬기려 왔겠습니까 샘물이 잠잠히 고이듯 외따른 숲그늘네 소리없이 지운 허구헌 날의 눈물 당신으로 인해 슬픔도 이처럼 현란하고 당신으로 인해 쓸쓸함도 .. Poem 2017.03.06
누구든 떠나 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 갈 때는 – 류시화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더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 Poem 2017.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