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차 지운 2017. 1. 3. 14:25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네 등 위에 내려앉는
        겨울날의 송이눈처럼 너를 포근하게
        감싸 껴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여 어머니의 무릎잠처럼
        고요하게 나를 누일 수 있다면
        그러나 결코 잠들지 않으리



        두 눈을 뜨고 어둠 속을 질러오는
        한세상의 슬픔을 보리
        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이 굽어져
        오늘은 그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네게로 가는 불빛 잃은 발걸음들이
        어두워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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