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 문향란 비 / 문향란 비는.. 늦은 오후를 적시는 달콤한 줄기와 속일 수 없이 내리우는 촉촉한 미소입니다. 멍든 하늘을 채우려는 욕심과 자신이 설 땅 찿는 꿈을 비라고 하였답니다. 먼저 떨어진 섭섭함과 더 깊숙히 내려앉은 너그러움을 노숙해지는 몸부림을 점잖음과 가냘프게 자리 엮는 엣됨.. Poem 2018.04.16
4월의 시 - 박 목월 4월의 시 - 박 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Poem 2018.04.10
하루에 한 번쯤은 / 박석구 그림/화가장용길 + 하루에 한 번쯤은 / 박석구 하루에 한 번쯤은 혼자 걸어라. 세상 이야기들 그대로 놔두고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와라. 말이 되지 말고 소가 되어 나에게 속삭이며 혼자 걸어라. 괴로움이 나를 따라오거든 내가 나에게 술도 한 잔 받아주고 나를 다독거리며 혼자 걸어라. 나.. Poem 2018.04.07
먼 후일에...이기은 먼 후일에...이기은 새하얀 종이 위에 오늘을 그리고 쓴 다음 파란 하늘 한 조각 녹색 바람 한 올 고운 햇살 한 웅큼 정겨운 이야기 한 마디 좋아하는 노래 한 소절 차곡차곡 함께 채워 하얀 봉투에 넣고 사랑애비 본제입납 또박또박 써서 빨강 우체통에 넣었다가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산.. Poem 2018.04.02
아름다운 3월의 손사래 / 김정섭 ***아름다운 3월의 손사래 보이지 않는 삼월은 봄을 데리고 올 때 더도 덜도 아닌 딱 31일만을 머물다 가겠다고 열두 장 서류 중 그 한 장에 서명을 하더니 벌써 떠날 채비를 합니다. 나는 3일을 남겨놓은 삼월에게 며칠이나 몇 개월만 더 머물다 갈수는 없느냐고 넌지시 말을 건넸더니 그것.. Poem 2018.03.29
어느날 오후 풍경 - 윤동주 어느 날 오후 풍경 -윤동주- 창가에 햇살이 깊숙이 파고드는 오후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하늘에 구름 한 점 그림처럼 떠 있다 세월이 어찌나 빠르게 흐르는지 살아가면 갈수록 손에 잡히는 것 보다 놓아 주어야 하는 것들이 많다 한가로운 오후 마음의 여유로움 보다 삶.. Poem 2018.03.28
봄소식 봄 소식 우련(祐練)신경희 겨울 문틈 사이로 기지게를 펴는 땅의 하품소리 땅의 기지게에 놀란 잠자던 씨눈들이 꿈틀 꿈틀 몸을 비틀고 겨울비에 젖어있는 고목의 동체에서 톡톡 터져나오는 목련의 하얀 눈망울 겨울 문틈 사이로 지난해 보았던 하얀 목련과 벚꽃이 낯선 이국의 모습으로.. Poem 2018.03.26
그대의 들 - 강은교 그대의 들 - 강은교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로 시작하는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하네 하찮은 것들의 피비린내여 하찮은 것들의 위대함이여 평화여 밥알을 흘리곤 밥알을 하나씩 줍듯이 먼지를 흘리곤 먼지를 하나씩 줍듯이 핏방울 하나 하나 그대의 들에선 조심히 주.. Poem 2018.03.19
봄은 여전히 나를 찾아와 - 박소향 봄은 여전히 나를 찾아와 - 박소향 봄은 여전히 나를 찾아와 낯익은 기억으로 부풀어오르다가 솜털에 날린 바람 한 자락 옆자리에 툭 떨궈놓고 간다 나부(裸婦)의 살결처럼 물오른 산야에 가지의 입김 푸르게 살아나면 태초의 첫날처럼 얄미운 꽃잎 환히 피어나겠다 봄은 그렇게 나를 찾.. Poem 2018.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