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름에게 - 김남조 가난한 이름에게 - 김남조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쓰일모 없이 살다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까 검은 벽의 검은 꽃 그림자 같은 어두운 향로 고독 때문에 노상 술을 마시는 고독한 남.. Poem 2017.11.30
영혼의 고요한 밤 - 김현승 영혼의 고요한 밤 - 김현승 고요한 가을 밤에는 들리는 소리도 많다. 내 영혼의 씀바귀 마른 잎에 바람이 스치는…… 고요한 가을 밤에는 들리는 소리도 많다. 내 육신의 높은 언덕 그 위에 서서 얄리얄리 보리 피리 불어주던…… 고요한 가을 밤에는 들리는 소리도 많다. 누구의 감는 갈.. Poem 2017.11.29
내 나이를 사랑한다 / 신달자 ANNE MAGILL 내 나이를 사랑한다 / 신달자 지금 이 순간이 어렵고 힘들다고해서 또한 알지 못한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아직도 남자이고 아직도 불타는 젊음을 불태울 수 있고, 당신은 아직도 여자이고 아직도 아름다울 수 있고 아직도 내일에 대해 탐구해야 할 .. Poem 2017.11.27
서로가 그리운 날 – 양현근 서로가 그리운 날 – 양현근 사는 일이 쓸쓸할수록 두어 줄의 안부가 그립습니다. 마음 안에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날.. 실개천의 황토 빛 사연은 그 여름의 무심한 강녘에 찌글대며 마음을 허물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완전하게 벗는 일이라는... 나.. Poem 2017.11.23
네가 가던 그날은 - 김춘수 네가 가던 그날은 - 김춘수 네가 가던 그날은 나의 가슴이 가녀린 풀잎처럼 설레이었다 하늘은 그린듯이 더욱 푸르고 네가 가던 그날은 가을이 가지 끝에 울고 있었다 구름이 졸고 있는 산마루에 단풍잎 발갛게 타며 있었다 네가 가던 그날은 나의 가슴이 부질없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Le.. Poem 2017.11.21
자화상 / 유안진 Peter Mitchev 자화상 / 유안진 한 오십년 살고보니 나는 나는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라 눈과 서리와 비와 이슬이 강물과 바닷물이 뉘기 아닌 바로 나였음을 알아라 수리부엉이 우는 이 겨울도 한밤중 뒷뜰 언 밭을 말달리는 눈바람에 마음 헹구는 바람의 연인 가슴속 용광로에 불지피.. Poem 2017.11.14
당신 / 김용택 Harold Harvey 당신 / 김용택 작은 찻잔을 떠돌던 노오란 산국(山菊)향이 아직도 목젖을 간질입니다 마당 끝을 적시던 호수의 잔 물결이 붉게 물들어 그대 마음 가장자리를 살짝 건드렸지요 지금도 식지 않는 꽃 향이 가슴 언저리에서 맴돕니다 모르겠어요 온 몸에서 번지는 이 향(香)이 山菊 .. Poem 2017.11.12
가을의 시 – 김현승 가을의 시 – 김현승 넓이와 높이보다 내게 깊이를 주소서, 나의 눈물에 해당하는…… 산비탈과 먼 집들에 불을 피우시고 가까운 곳에서 나를 배회하게 하소서. 나의 공허를 위하여 오늘은 저 황금빛 열매를 마저 그 자리를 떠나게 하소서. 당신께서 내게 약속하신 시간이 이르렀습.. Poem 2017.11.10
이 적막에 - 김용택 이 적막에 - 김용택 검은 산 하얀 달 저 달은 가며 날 보라 하고 어둔 산 하얀 꽃 저 꽃은 지면서 이 적막을 견뎌보라 하네 나 혼자 견뎌보라 하네 (사랑하는 그대에게 - 유심초) Poem 2017.11.08
11월의 노래 ...김용택 11월의 노래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 Poem 2017.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