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서름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로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 Poem 2017.09.07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이정하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이정하 그대 굳이 아는 척 하지 않아도 좋다. 찬비에 젖어도 새잎은 돋고 구름에 가려도 별은 뜨나니 그대 굳이 손 내밀지 않아도 좋다. 말 한번 건네지도 못하면서 마른 낙엽처럼 잘도 타오른 나는 혼자 뜨겁게 사랑하다 나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뿐 그.. Poem 2017.09.04
사랑한 이야기 / 김남조 Pastorales Tahitiennes.1892 /Paul Gauguin 사랑한 이야기 / 김남조 사랑한 이야기를 하랍니다 해 저문 들녘에서 겨웁도록 마음 바친 소녀의 원이라고 구김없는 물 위에 차갑도록 흰 이맛전 먼저 살며시 떠오르는 무구한 소녀라 무슨 원이 행여 죄되리까만 사랑한 이야기야 허구헌날 사무쳐도 못내 .. Poem 2017.09.02
솔로몬의 계절 / 이영균 그림 / 이수동 + 솔로몬의 계절 / 이영균 가을, 황금 들녘, 천고마비 풍요의 계절입니다 아닙니다 추풍낙엽, 스산한 산천 슬픔의 계절입니다 그래요. 희로애락, 풍요와 빈곤 이율배반의 계절입니다 미묘한 생각의 차이가 삶의 무게를 달리합니다 +가을 / 최승자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 .. Poem 2017.08.30
바람의 날개...하영순 바람의 날개...하영순 그립다 그리워서 길을 나섰다 어디로 갈거나 나그네 발길 길잡이 세월의 나침반 따라 가도 가도 숨 막히는 우중충한 하늘 길 이런 세상 저런 세상 그리움도 서러움도 가슴에 담으리라 그리움이란 떼어버릴 수 없는 그림자 같은 것 그리움이 곪아 날개를 달았다 아픔.. Poem 2017.08.28
기쁨 꽃 / 이해인 기쁨 꽃 - 이해인 한번씩 욕심을 버리고 미움을 버리고 노여움을 버릴 때마다 그래 그래 고개 끄덕이며 순한 눈길로 내 마음에 피어나는 기쁨 꽃, 맑은 꽃 한번씩 좋은 생각하고 좋은 말하고 좋은 일 할 때마다 그래 그래 환히 웃으며 고마움의 꽃술 달고 내 마음 안에 피어나는 기쁨 꽃, .. Poem 2017.08.17
옷과 밥과 자유 / 김소월 옷과 밥과 자유 / 김소월 공중에 떠 다니는 저기 저 새요 네 몸에 털 있고 깃 있지. 밭에는 밭 곡식 논에는 물벼 눌하게 익어서 수그러졌네! 초산 지나 적유령 넘어 선다 짐 실은 저 나귀는 왜 넘니 가을의 노래 / 이상李相 이상례 그리움 따라 십리도 더 못간길 아! 이미 가을인가 나는 어느.. Poem 2017.08.14
흔들리며 사랑하며 – 이정하 흔들리며 사랑하며 – 이정하 이젠 목마른 젊음을 안타까워하지 않기로 하자. 찾고 헤매고 또 헤매이고 언제나 빈손인 이 젊음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하자. 누구나 보균하고 있는 사랑이란 병은 밤에 더욱 심하다. 마땅한 치유법이 없는 그 병의 증세는 지독한 그리움이다.. Poem 2017.08.10
이름 - 이시영 이름 - 이시영 밤이 깊어 갈수록 우리는 누군가를 불러야 한다. 우리가 그 이름을 부르지 않았을 때 잠시라도 잊었을 때 채찍 아래서 우리를 부르는 뜨거운 소리를 듣는다. 이 밤이 길어 갈수록 우리는 누구에게로 가야 한다. 우리가 가기를 멈췄을 때 혹은 가기를 포기했을 때 칼자욱을 .. Poem 2017.08.07
생의 노래 - 이기철 생의 노래 - 이기철 움 돋는 나무들은 나를 황홀하게 한다 흙 속에서 초록이 돋아나는 걸 보면 경건해진다 삭은 처마 아래 내일 시집갈 처녀가 신부의 꿈을 꾸고 녹슨 대문 안에 햇빛처럼 밝은 아이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의 이름과 함께 생애를 살고 풀잎의 이름으로 시를 쓴다 세상의 .. Poem 2017.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