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과 밥과 자유 / 김소월
공중에 떠 다니는
저기 저 새요
네 몸에 털 있고 깃 있지.
밭에는 밭 곡식
논에는 물벼
눌하게 익어서 수그러졌네!
초산 지나 적유령
넘어 선다
짐 실은 저 나귀는 왜 넘니
가을의 노래 / 이상李相 이상례
그리움 따라
십리도 더 못간길
아!
이미 가을인가
나는 어느 산비알 목로주점에 앉다
세월 / 도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하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거라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 두라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거라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며 돌아온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가로 막으며
잊졌다 흔들렸다 그렇게 살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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