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네 - 용혜원 가을이 가네...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를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 Poem 2019.11.10
국화 차를 달이며 / 문성해 * 국화차를 달이며 / 문성해 국화 우려난 물을 마사고 나는 비로소 사람이 된다. 나는 앞으로도 도저히 이런 맛과 향기의 꽃처럼은 아니 될 것 같고 또 동구 밖 젖어든 어둠 향해 저리 컴컴히 짖는 개도 아니 될 것 같고 나는 그저 꽃잎이 물에 불어서 우러난 해를 마시고 새를 마시고 나비.. Poem 2019.11.10
11월 - 나희덕 11월 ...나희덕 바람은 마지막 잎새마저 뜯어 달아난다 그러나 세상에 남겨진 자비에 대하여 나무는 눈물 흘리며 감사한다 길가에 풀들을 더럽히며 빗줄기가 지나간다 희미한 햇살이라도 잠시 들면 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넣어 말리고 있다 낮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 가을도 겨울도 아닌 .. Poem 2019.11.03
가을 ...김용택 가을 ...김용택 산그늘 내린 메밀밭에 희고 서늘한 메밀꽃이라든가 그 윗 밭에 키가 큰 수수 모가지라든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깊은 산 속 논두렁에 새하얀 억새꽃이라든가 논두렁에 앉아 담배를 태우며 노랗게 고개 숙인 벼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농부와 그의 논이라든가 우북하게 풀.. Poem 2019.10.28
가을일기...이해인 가을일기...이해인 잎새와의 이별에 나무들은 저마다 가슴이 아프구나 가을의 시작부터 시로 물든 내 마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이 너를 향한 그림움인 것을 가을을 보내며 비로소 아는구나 곁에 없어도 늘 함께 있는 너에게 가을 내내 단풍 위에 썼던 고운 편.. Poem 2019.10.21
가을 속의 커피는 연인처럼 / 김윤진 *가을 속의 커피는 연인처럼 / 김윤진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다정한 사람과 향기로움을 나누고 싶은 가을 에스프레소의 쓴맛이 온몸으로 퍼진다 한 잔의 소주처럼 강렬하게 그에 휘핑크림이나 레몬을 얹은 맛깔스러운 느낌은 낙엽 쌓인 벤치에서 연인과 함께하는 감미로움이다 가을.. Poem 2019.10.06
감사 / 노천명 Martin von Molitor (1759-1812) - Morning Prayers + 가난한 자에게는/ 나태주 가난한 자에게는 끝없는 해방과 평안을. 넉넉한 자에게는 담을 쌓고서도 잠 못 드는 불면을. 일인에게 이인분의 행복을 주시지 않는 하느님, 공평하신지고 만세 만세 하느님. Nicolaes Maes - Old Woman at Prayer 1656 + 어부의 기도 주.. Poem 2019.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