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 김 남주 설날 아침에 - 김 남주 눈이 내린다 싸락눈 소록소록 밤새도록 내린다 뿌리뽑혀 이제는 바싹 마른 댓잎 위에도 내리고 허물어진 장독대 금이 가고 이빨 빠진 옹기그릇에도 내리고 소 잃고 주저앉은 외양간에도 내린다 더러는 마른자리 골라 눈은 떡가루처럼 하얗게 쌓이기도 하고 닭이 .. Poem 2020.01.27
폭풍 속의 이삭 / 헤르만 헤세 폭풍 속의 이삭/ 헤르만 헤세 오,, 음울하게 울부짖는 저 폭풍소리! 우린 두려움에 떨며 무서운 힘 앞에 몸을 굽히고 밤새 뜬눈으로 가슴 죄도다 ​ 내일도 우리 살아있다면 새벽하늘은 그 얼마나 아름답고 온화한 산들바람, 양 떼의 방울소리 맑고 행복한 물결 그 얼마나 우리들 머.. Poem 2020.01.20
시의 집 – 이해인 시의 집 – 이해인 나무 안에 수액이 흐르듯 내 가슴 안에는 늘 시가 흘러요 빛깔도 냄새도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어 그냥 흐르게 놔두지요 여행길에 나를 따라오는 달처럼 내가 움직일 때마다 조용히 따라오는‥ 슬플 때도 힘이 되어주는 시가 흘러 고마운 삶이지요 (Love Poem - Yiruma) Poem 2020.01.06
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해인 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해인 우리가 가장 믿어야 할 이들의 무책임과 불성실과 끝없는 욕심으로 집이 무너지고 마음마저 무너져 슬펐던 한 해 희망을 키우지 못 해 더욱 괴로웠던 한 해였습니다 마지막 잎새 한 장 달려 있는 창밖의 겨울나무를 바라보듯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Poem 2019.12.30
성탄 기도 - 헨리 나우웬 성탄 기도 - 헨리 나우웬 오, 주님 주님의 길을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주님은 제게 타향에서 태어난 작고 무력한 아이로 오십니다. 주님은 저를 위해 자기 땅에 오시어 이방인으로 사십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 도시의 성벽 밖에서 범죄자로 죽으십니다. 자기 백성에게 .. Poem 2019.12.23
12월의 기도 - 목필균 12월의 기도--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재 .. Poem 2019.12.13
겨울이 그려준 하얀 보고픔 - 오광수 겨울이 그려준 하얀 보고픔...오광수 밤새 소복 소복 하얀 눈이 내려 보고 싶은 당신 모습을 그렸습니다. 당신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큰 줄 알고 온 세상이 다 보도록 크게 그렸습니다. 어제까지 길을 막던 저 언덕은 오뚝한 당신의 코가 되었습니다. 처량해 보이던 마른 풀들도 오늘은 당신.. Poem 2019.12.09
해질녘의 단상 /이해인 해질녘의 단상 ...이해인 1 어려서부터 나는 늘 해질녘이 좋았다 분꽃과 달맞이꽃이 오므렸던 꿈들을 바람 속에 펼쳐내는 쓸쓸하고도 황홀한 저녁 나의 꿈도 바람에 흔들리며 꽃피기를 기다렸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눈물이 핑 도는 이별의 슬픔을 아이는 처음으로 배웠다 2 헤어질 때면 ".. Poem 2019.12.02
가장 아름다운 소리 /김홍성 가장 아름다운 소리/김홍성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언제나 따뜻하고 다정히 불러주던 엄마 같은 당신의 목소리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당신의 입가에서 살며시 번져 하얗게 피어나는 당신의 미소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다시 걸어보는 그때 그 추억속의 .. Poem 2019.11.25
가을 / 박경리 그림/artsaus * 가을 / 박경리 노오란 은행나무 군데군데 붉은 지붕 푸른 지붕 군데군데 고속도로 가득히 석양은 깔려 있고 들판 볏가리 위에 새들 하루 마지막을 쪼고 있다 초라한 내 생애의 가을 차창 밖에는 눈부신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 삶 / 박경리 대개 소쩍새는 밤에 울고 뻐꾸기는 .. Poem 2019.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