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676

구월을 드립니다

구월을 드립니다 - 김 민소 장마와 싸우다가 살갗이 떨어져 나가고 뼈마디 숭 숭 뚫렸다 해도 다시 누군가의 단풍이 되고 싶은 그대에게 구월을 드립니다 잔혹한 현실때문에 후미진 뒷골목 벤치에 앉아 꺼억 꺼억 울다가도 다시 누군가의 열매가 되고 싶은 그대에게 구월을 드립니다 미약한 자신이 싫어 삶의 오선지마다 높은 음자리를 그리다가도 다시 누군가의 낮은 음자리가 되고 싶은 그대에게 구월을 드립니다 ♬/I'll Miss You (Club Mix) / Rapublic

Poem 2020.09.02

동방의 등불 - 타고르

동방의 등불 - 타고르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속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장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은 곳 진실의 깊음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은 곳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 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Poem 2020.08.09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 박인환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 박인환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그것은 나와 우리들의 죽음보다도더한 냉혹하고 절실한회상과 체험일지도 모른다.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여러 차례의 살육(殺戮)에 복종한 생명보다도더한 복수와 고독을 아는고뇌와 저항일지도 모른다.한 걸음 한 걸음 나는 허물어지는정적(靜寂)과 초연(硝煙)의 도시 그 암흑 속으로 …….명상과 또다시 오지 않을 영원한 내일로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유형(流刑)의 애인처럼 손잡기 위하여이미 소멸된 청춘의 반역(反逆)을 회상하면서회의와 불안만이 다정스러운모멸(侮蔑)의 오늘을 살아 나간다.…… 아 최후로 이 성자(聖者)의 세계에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분명히그것은 속죄의 회화(繪畵) 속의 나녀(裸女)와회상도 고뇌도 이제는 망령(亡靈)에게 팔은철없는 시인(詩人)나..

Poem 2020.08.09

8월의 소망 - 오광수

8월의 소망 - (오광수·시인, 1953-)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에호젓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8월엔 꿈이어도 좋다.아리온의 하프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왔으면,

Poem 2020.08.02

유년의 여름 / 최태선

* 유년의 여름 / 최태선 머슴아 아이들 발가벗은 채 흐르는 개울물에 다슬기 줍고 물장구치며 물속에 노니는 모습들 세월의 회한을 건너 가슴에 앉는다 개천가 나무 이파리는 바람에 흔들리고 매미소리 뜨겁게 폭염을 장식해도 들녘에 소는 풀을 먹은 뒤 되새김질하는 유년의 여름이 말라버린 기억 속에 지느러미를 달아 기웃거린다 이름 모를 잡초 사이 피어난 들꽃들 이웃 두고 논두렁에 심어놓은 청대콩들 태양 빛에 더욱 싱싱하게 짙어갈 때 모심어 놓은 논 안으로 청개구리처럼 뛰어들어 개구리밥 둥둥둥 논 물가에 떠다니던 생각 빛바랜 세월을 건너 소먹일 소 꼴 수북이 베어 지게에 한 짐 지어 내게로 온다 눈앞에 보이는 산기슭 밭에 고구마순 푸른 배추, 풋고추, 상추 .... 초록의 풍요로움을 장식하는 이 지상 말간 햇살 산..

Poem 2020.07.26

여름의 달밤 / 김소월

고원의 달밤, 2005 강요배 여름의 달밤 /김소월 서늘하고 달 밝은 여름 밤이여 구름조차 희미한 여름 밤이여 그지없이 거룩한 하늘로써는 젊음의 붉은 이슬 젖어 내려라. 행복(幸福)의 맘이 도는 높은 가지의 아슬아슬 그늘 잎새를 배불러 기어 도는 어린 벌레도 아아 모든 물결은 복(福)받았어라. 뻗어 뻗어 오르는 가시덩굴도 희미(稀微)하게 흐르는 푸른 달빛이 기름 같은 연기(煙氣)에 멱감을러라. 아아 너무 좋아서 잠 못 들어라. 우긋한 풀대들은 춤을 추면서 갈잎들은 그윽한 노래 부를 때. 오오 내려 흔드는 달빛 가운데 나타나는 영원(永遠)을 말로 새겨라. 자라는 물벼 이삭 벌에서 불고 마을로 은(銀) 슷듯이 오는 바람은 눅잣추는 향기(香氣)를 두고 가는데 인가(人家)들은 잠들어 고요하여라. 하루 종일(終..

Poem 2020.07.19

능소화 편지 - 이향아

능소화 편지 - 이향아 등잔불 켜지듯이 능소화는 피고 꽃지는 그늘에서 꽃빛깔이 고와서 울던 친구는 가고 없다. 우기지 말것을 싸웠어도 내가 먼저 말을 걸 것을 여름이 익어갈수록 후회가 깊어 장마 빗소리는 능소화 울타리 아래 연기처럼 자욱하다 텃밭의 상추 아욱 녹아버리고 떨어진 꽃 빛깔도 희미해지겠구나 탈없이 살고 있는지 몰라 여름 그늘 울울한데 능소화 필 때마다 어김없이 그는 오고 흘러가면 그뿐 돌아오지 않는단 말 강물이야 그러겠지 나는 믿지 않는다

Poem 2020.07.12

7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

* 7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7월을 드립니다. 7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서 예쁘고 고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7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7월을 가득 드립니다.

Poem 2020.07.05

7월의 사랑 - 권말선

7월의 사랑 - 권말선 한여름 짙푸른 더위 속에 신기루처럼 스쳐가는 인연을 보았어요. 손 닿을 듯 가까운 거기에 있을 때는 그냥 장난스레 웃기만 했었지요. 이제는 볼 수 없는 멀어져 가는 낯설은 얼굴인데. 그대 알지도 못하시는 이 쓸모없는 그리움,나조차도 부끄러운 가슴 떨리는 기다림을 햇빛 뜨거운 날 툭툭 털어 널어 두면 나 모르게 어느새 부서질 듯 말라 버릴테죠? 그래도 행여,그대 모르실까?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커다란 바위처럼 자꾸만 그대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 입가에서 맴도는 그대 그리운 이름이여 (Let's Go To The Forest Of Peace - The Daydream)

Poem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