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 Poem 2016.03.14
존재, 그 쓸쓸한 자리 / 이해인 존재, 그 쓸쓸한 자리 / 이해인 '언젠가 한번은 매미처럼 앵앵 대다가 우리도 기약없는 여행길 떠나갈 것을 언젠가 한번은 굼벵이처럼 웅크리고 앉아 쨍하고 해뜰날 기다리며 살아왔거늘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풀잎에 반짝이고 서러운 것은 서러운대로 댓잎에 서걱인다. 어제 나와 악.. Poem 2016.03.12
시를 읽는다 / 박완서 시를 읽는다 / 박완서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 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피고 낙엽 지.. Poem 2016.03.11
사랑하는 이여, 함께 있으라 – 김완기 사랑하는 이여, 함께 있으라 – 김완기 존재는 가장 큰 축복이요 함께 있음은 더없는 행복이니 비 오면 비가 와 좋고 별 나면 별이 나 좋고 외진 길인들 어떠리 황토빛 바다인들 어떠리 외진 길에도 잠자리 날고 황토빛 바다에도 갈매기 나는데 사랑하는 이여, 함께 있으라 초록빛 .. Poem 2016.03.10
꽃 피는 나무 / 나태주 꽃 피는 나무 / 나태주 좋은 경치 보았을 때 저 경치 못 보고 죽었다면 어찌했을까 걱정했고 좋은 음악 들었을 때 저 음악 못 듣고 세상 떴다면 어찌했을까 생각했지요 당신, 내게는 참 좋은 사람 만나지 못하고 이 세상 흘러갔다면 그 안타까움 어찌했을까요 당신 앞에서는 나도 온몸이 .. Poem 2016.03.10
아침의 기도 / 서정윤 아침의 기도 / 서정윤 빛 속을 걸었다. 영혼의 울림만 종소리처럼 번져 나갈 그 날을 맞으면 시간의 축은 사라지리라 그래, 이제 더욱 가까워졌어. 약속의 그날을 기다리면서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었지. 자꾸만 나타나는 징후들이 두려워지는 나는 그들과 함께 흙이 되어 누워있.. Poem 2016.03.09
길 / 윤동주(尹東柱) 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 Poem 2016.03.08
봄날, 사랑의 기도 / 안도현 봄날, 사랑의 기도 / 안도현 봄이 오기 전에는 그렇게도 봄을 기다렸으나 정작 봄이 와도 저는 봄을 맞지 못했습니다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갓 .. Poem 2016.03.07
백치 슬픔 / 신달자 백치 슬픔 / 신달자 사랑하면서 슬픔을 배웠다 사랑하는 그 순간부터 사랑보다 더 크게 내 안에 자리잡은 슬픔을 배웠다 사랑은 늘 모자라는 식량 사랑은 늘 타는 목마름 슬픔은 구름처럼 몰려와 드디어 온 몸을 적시는 아픈 비로 내리나니 사랑은 남고 슬픔은 떠나라 사랑해도 사랑하지 .. Poem 2016.03.05
포옹 - 고정희 포옹 - 고정희 사랑하는 사람이여 세모난 사람이나 네모난 사람이나 둥근 사람이나 제각기의 영혼 속에 촛불 하나씩 타오르는 이유 올리브 꽃잎으로 뚝뚝 지는 밤입니다 <밀애 OST - Gypsy Violin (Darling Lily) > Poem 201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