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백치 슬픔 / 신달자

차 지운 2016. 3. 5. 13:58




백치 슬픔 / 신달자

사랑하면서
슬픔을 배웠다

사랑하는 그 순간부터
사랑보다 더 크게
내 안에 자리잡은
슬픔을 배웠다

사랑은
늘 모자라는 식량
사랑은
늘 타는 목마름

슬픔은 구름처럼 몰려와
드디어 온 몸을 적시는
아픈 비로 내리나니

사랑은 남고
슬픔은 떠나라

사랑해도
사랑하지 않아도
떠나지 않는 슬픔아
이 백치슬픔아

잠들지 않고
꿈의 끝까지 따라와
외로운 잠을 울먹이게 하는
이 한 덩이
백치슬픔아

나는 너와 이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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