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 홍윤숙 THOMAS McKNIGHT 행복 / 홍윤숙 한 잔의 차와 더불어 인생을 말할 수 있는 한 사람의 친구 한 송이 꽃과 기다리는 먼 곳의 그리운 엽서 한 장 창 밖에 그 해의 첫눈 내리는 날 예고 없이 반가운 사람 찾아와 주는 그 작은 행복을 그리건만 인생은 언제나 그 중 하나밖엔 허락하지 않는다 꽃이 피.. Poem 2016.06.02
아침 / 오세영 아침 / 오세영 아침은 참새들의 휘파람 소리로 온다. 천상에서 내리는 햇빛이 새날의 커튼을 올리고 지상은 은총에 눈뜨는 시간, 아침은 비상의 나래를 준비하는 저, 신들의 금관악기, 경쾌한 참새들의 휘파람 소리로 온다. 아침이 오는 길목에서 나누는 인사, 반짝이는 눈빛, 어두운 산하.. Poem 2016.06.01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라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내 등뒤에 내려앉는 겨울날의 송이눈처럼 포근하게 감싸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여.. Poem 2016.05.28
새벽 편지 - 곽재구 새벽 편지 - 곽재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 Poem 2016.05.27
들풀처럼 / 류시화 들풀처럼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Poem 2016.05.25
그저 그립습니다...조병화 그림 / 장용길 화백 그저 그립습니다...조병화 나의 밤은 당신의 낮 나의 낮은 당신의 밤 세월을 이렇게 하루 앞서 사는 나의 세월 그 만큼 인생이라는 세월을 당신 보다 먼저 살아가는 세월 이여서 세상의 쓰라린 맛을 먼저 맛보고 지나가는 세월이지만 당신에게 전할 말이란 말 한마디뿐.. Poem 2016.05.24
장미를 위하여 / 홍수희 장미를 위하여 / 홍수희 가시가 없는 장미는 장미가 아니다 동그라미 탁자 위 유리꽃병 속에서도 모진바람 불어 지난 담벼락 밑에서도 너의 모습 변함없이 두 눈이 시리도록 매혹적인 것은 언제든 가시를 곧추 세우고 아닌 것에 맞설 용기가 있기 때문 아니라고 말할 의지가 있기 때문 꽃.. Poem 2016.05.23
해당화 / 한용운 해당화 / 한용운 당신은 해당화가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 Poem 2016.05.21
나무에게 / 양현근 여름 일상/33.0 * 55.02006년 진상용 작 나무에게 / 양현근 1 어제 저녁부터 불어오던 비바람도 어느 사이 조용해지고 그러므로 이제 가벼워져도 된다 너의 푸른 등에 깃들여 슬픈 구멍을 내던 노래가락이며 수상한 발자국들도 이제 묻어두라 사랑한다는 이유로 시도 때도 없이 밑둥 흔드는 .. Poem 2016.05.20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 김용택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 김용택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마르기 전에도 숲에는 새들이 날고 바람.. Poem 201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