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676

4월의 노래 - 박 목월

4월의 노래 - 박 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지를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을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Poem 2021.04.11

봄이여, 사월이여 - 조 병화

봄이여, 사월이여 - 조 병화 하늘로 하늘로 당겨오르는 가슴 이걸 생명이라고 할까 자유라고 할까 해방이라고 할까 4월은 이러한 힘으로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을 밖으로, 밖으로, 인생 밖으로 한없이, 한없이 끌어내며 하늘에 가득히 풀어놓는다 멀리 가물거리는 유혹인가 그리움인가 사랑이라는 아지랑인가 잊었던 꿈이 다시 살아난다 오, 봄이여, 4월이여 이 어지러움을 어찌하리

Poem 2021.04.04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 이해인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 Chopin Tristesse - NO OTHER LOVE - James Last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 이해인 먼 하늘 노을지는 그 위에다가 그간 안녕 이라는 말보다 보고싶다는 말을 먼저하자. 그대와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 아련한 노을 함께 보기에 고맙다 바람보다, 구름보다 더 빨리 가는 내 마음 늘 그대 곁에 있다 그래도 보고 싶다는 말보다 언제나 남아 있다는 말로 맺는다 몸과 마음이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마다 오래도록 너를 그리워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가벼워야 자유롭고 힘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새야 먼데서도 가끔은 나를 눈여겨보는 새야 나에게 너의 비밀을 한 가지만 알려주겠니? 모든 이를 뜨겁게 사랑하면서도 끈끈하게 매이지 않는 서늘한 슬기를 멀고 낯선 곳이라도..

Poem 2021.03.07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 조병화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조병화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어려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오늘이 지루하지 않아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을 늦춰서 기쁘리 이러다가 언젠가는 내가 먼저 떠나 이 세상에서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것으로 얼마나 행복하리 아,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날이 가고 날이 오는 먼 세월이 그리움으로 곱게 나를 이끌어가면서 다하지 못한 외로움이 훈훈한 바람이 되려니 얼마나 허전한 고마운 사랑이런가.

Poem 2021.03.07

無言으로 오는 봄 / 박재삼

禹勝戌 "> 無言으로 오는 봄 / 박재삼 뭐라고 말을 한다는 것은 천지신명天地神明께 쑥스럽지 않느냐 참된 것은 그저 묵묵히 있을 뿐 호들갑이라고는 전연 없네 말을 잘함으로써 우선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무지무지한 추위를 넘기고 사방에 봄빛이 깔리고 있는데 할 말이 가장 많은 듯한 그것을 그냥 눈부시게 아름답게만 치르는 이 엄청난 비밀을 곰곰이 느껴보게나

Poem 2021.02.28

작은 노래 ... 이해인

작은 노래 ... 이해인 어느 날 비로소큰 숲을 이루게 될 묘목들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갓 태어난 어린 새들어른이 되기엔 아직도 먼 눈이 맑은 어린이한 편의 시가 되기 위해 내 안에민들레처럼 날아다니는조그만 이야기들더 높은 사랑에 이르기 위해선누구도 어쩔 수 없는조그만 슬픔과 괴로움목표에 도달하기 전완성되기 이전의 작은 것들은 늘 순수하고 겸허해서마음이 끌리는 걸까크지 않다는 이유만으로도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것들의숨은 힘을 사랑하며날마다 새롭게착해지고 싶다풀잎처럼 내 안에 흔들리는조그만 생각들을 쓰다듬으며욕심과 미움을 모르는 작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행복한 나라를 꿈꾸어본다작은 것을 아끼고 그리워하는 마음을보이지 않게 심어주신나의 하느님을 생각한다내게 처음으로 작은 미소를 건네며작은 것의 소중함을 ..

Poem 2021.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