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 유치환(柳致環)|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 유치환(柳致環) 고독은 욕되지 않으나 견디는 이의 값진 영광. 겨울의 숲으로 오니 그렇게 요조(窈窕)피던 빛갈도 설레이던 몸짓들도 깡그리 거두어 간 기술사(奇術師)의 모자. 앙상한 공허만이 먼 한천(寒天) 끝까지 잇닿아 있어 차라리 마음 고독한 자의 거.. Poem 2018.10.24
가을입니다 - 김재진 가을입니다 - 김재진 한 그루 나무이고 싶습니다. 메밀꽃 자욱한 봉평쯤에서 길 묻는 한 사람 나그네이고 싶습니다. 딸랑거리며 지나가는 달구지 따라 눈 속에 밟힐 듯한 길을 느끼며 걷다간 쉬고, 걷다간 쉬고 하는 햇빛이고 싶습니다 가끔은 멍석에 누워 고추처럼 빨갛게 일광욕하거나 .. Poem 2018.10.21
먼 기억의 숲에서...허윤정 먼 기억의 숲에서...허윤정 뜬구름 바람소리로 나 여기에 왔거니 젖은 들판의 허수아비 기억과 흔들리는 꿈. 기억의 먼 숲에는 안개만 자욱하고 거문고 현을 잡으면 황홀한 저녁노을 하늘 저쪽으로 조용히 사위어가네 사랑했던 젊음은 어디로 사라지고 오두막엔 폐허처럼 침묵만 남겨 둔.. Poem 2018.10.18
들국 / 김용택 패랭이/화가노숙자 * 들국 / 김용택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 Poem 2018.10.1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초대 ... 김 종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초대 ... 김 종원 오늘도 기도하며 당신 몰래 당신을 나에게로 초대합니다. 나 당신과 함께 한다면 하늘을 아늑한 지붕삼아, 태양아래 부서지는 모든 곳들을 정원삼아 고등어 등처럼 푸른 희망 속에 살아갈 자신이 있다고 기도합니다. 나 당신과 함께 한다면 너무 .. Poem 2018.10.14
가을밤을 위하여...허윤정 가을밤을 위하여...허윤정 더 환상적이고 더 숭고한 세레나데 그대여 어서 오시거라 자작나무숲 그늘로 황홀한 모찰트 심포니 오게스트라로 와요 가을밤을 위하여 스카프를 두르고 은물결 남실거리며 가을이 오고있다 순간도 머물지 않는 영원의 시간 속으로. 나의 시여...허윤정 고뇌하.. Poem 2018.10.12
10월의 잎새 하나 ... 허윤정 10월의 잎새 하나 ... 허윤정 10월이다 계절은 터질 것 같은 만삭이다 해와 달이 산천초목이 모두 내공의 침잠이다 거리에 풀꽃도 고개 숙이고 익어만 간다 종일 신사임당 50년사 불씨 마지막 원고를 다지고 마무리 작업을 끝마쳤다 나무열매도 10월의 차거 운 이마에 입맞춤 하네 10월은 황.. Poem 2018.10.03
10월의 시 ... 목필균 가을 유서 ...류시화 가을엔 유서를 쓰리라 낙엽되어 버린 내 시작 노트 위에 마지막 눈 감은 새의 흰 눈꺼풀 위에 혼이 빠져 나간 곤충의 껍질 위에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차가운 물고기의 내장과 갑자기 쌀쌀해진 애인의 목소리 위에 하룻밤새 하얗게 돌아서 버린 양치식물 위에 나 유.. Poem 2018.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