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기도 / 김남조 목마른 긴 밤과 미명의 새벽길을 지나며 싹이 트는 씨앗에게 인사합니다. 사랑이 눈물 흐르게 하듯이 생명들도 그러하기에 일일이 인사합니다. 주님, 아직도 제게 주실 허락이 남았다면 주님께 한 여자가 해드렸듯이 눈물과 향유와 미끈거리는 검은 모발로써 저도 한 사람의 발을 말없이 오래오래 닦아주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엔 이 한 가지 소원으로 기도 드립니다. + 아침의 기도 / 서정윤 빛 속을 걸었다. 영혼의 울림만 종소리처럼 번져 나갈 그 날을 맞으면 시간의 축은 사라지리라 그래, 이제 더욱 가까워졌어. 약속의 그날을 기다리면서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었지. 자꾸만 나타나는 징후들이 두려워지는 나는 그들과 함께 흙이 되어 누워있을 나 자신을 본다. 자신을 태운 불길로 주변의 생명을 밝히는 나무 새들의 순수와 사랑의 손길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었어. 신이여 나는 두렵습니다. 나무에서 막 떨어진 낙엽처럼 길거리를 뒹굴며 어디에선가 한줌 부식토가 되어 풀뿌리를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신이여, 내 흩어지는 영혼을 잡아주소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기름의 등잔으로 그날을 맞이하는 초라함을 가려 주소서. 먼저 손 내밀지 못했던 자존심과 망설이던 주저함을 진작 버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해 주소서, 해 떠오르는 아침이 오늘 다르게 느껴지는 건 약속의 그날이 더욱 가까워졌기 때문이라고 다시 새로운 하늘이 열리어 기쁨과 슬픔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을 나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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