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여름 속으로 / 윤수천

차 지운 2017. 7. 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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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장용길

        + 여름 속으로 / 윤수천

        돌아가고 싶다
        뜨거운 폭양 속으로
        피라미떼 하얀 건반처럼 뛰어놀던
        그 시냇물
        악동들 물장구치던 그 여름 속으로

        뜨거운 맨살의 땅으로 돌아가고 싶다
        악동들 다시 불러모아
        온 산천을 발칵 뒤집어놓고 싶다
        매미들도 불러다가
        한바탕 축제를 열고 싶다

        쇠꼬챙이처럼 내리꽂히는 불볕화살
        가마솥 같은 여름 한낮에
        온몸 열어 태우고 싶다
        온갖 세상의 땟자국들을
        말끔히 지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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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날 / 김사인

        풀들이 시드렁거드렁 자랍니다
        제 오래비 시누 올케에다
        시어미 당숙 조카 생질 두루 어우러져
        여름 한낮 한가합니다

        봉숭아 채송화 분꽃에 양아욱
        산나리 고추가 핍니다
        언니 아우 함께 핍니다

        암탉은 고질고질한 병아리 두엇 데리고
        동네 한 바퀴 의젓합니다
        나도 삐약거리는 내 새끼 하나하고 그 속에 앉아
        어쩌다 비 갠 여름 한나절
        시드렁거드렁 그것들 봅니다
        긴 듯도 해서 긴 듯도 해서 눈이 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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