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장용길 + 여름 속으로 / 윤수천 돌아가고 싶다 뜨거운 폭양 속으로 피라미떼 하얀 건반처럼 뛰어놀던 그 시냇물 악동들 물장구치던 그 여름 속으로 뜨거운 맨살의 땅으로 돌아가고 싶다 악동들 다시 불러모아 온 산천을 발칵 뒤집어놓고 싶다 매미들도 불러다가 한바탕 축제를 열고 싶다 쇠꼬챙이처럼 내리꽂히는 불볕화살 가마솥 같은 여름 한낮에 온몸 열어 태우고 싶다 온갖 세상의 땟자국들을 말끔히 지우고 싶다 + 여름날 / 김사인 풀들이 시드렁거드렁 자랍니다 제 오래비 시누 올케에다 시어미 당숙 조카 생질 두루 어우러져 여름 한낮 한가합니다 봉숭아 채송화 분꽃에 양아욱 산나리 고추가 핍니다 언니 아우 함께 핍니다 암탉은 고질고질한 병아리 두엇 데리고 동네 한 바퀴 의젓합니다 나도 삐약거리는 내 새끼 하나하고 그 속에 앉아 어쩌다 비 갠 여름 한나절 시드렁거드렁 그것들 봅니다 긴 듯도 해서 긴 듯도 해서 눈이 십니다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 / 문정희 (0) | 2017.07.19 |
---|---|
노을에게...허윤정 (0) | 2017.07.17 |
어떤 풍경...최승자 (0) | 2017.07.13 |
얼굴 - 박인환 (0) | 2017.07.12 |
너를 위하여 / 김남조 (0) | 2017.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