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그 길

차 지운 2015. 7. 13. 11:47

 




그 길

 

 

                                               우련祐練신경희

 

 

나의 길이 아님을 알면서도

당신이 걷고 있는 길을

언제나 말없이 걸었습니다

 

때로는 가까이에서

당신의 뒷모습을 보았고

때로는 아득히 먼곳에서

당신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나의 길이 아님을 알면서도

단지 당신이 걷고 있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오솔길이여도 좋았고

덜컹덜컹 비 포장 도로여도 좋았습니다

 

때로는

먼곳의 눈빛만으로

당신을 느낄 수 있었고

때로는

스쳐가는 만남으로

알듯말듯 목례만을

주고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걷고 있는 길 이었기에

나는 좋았고

살아있다는 의미와

살아간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당신이 걷던 길을

뒤에서 행여 들킬까

사쁜사쁜 걷기도 하였고

행여 놓칠까

빠른 다름박질도 하였던

당신이 걷던 길..

 

그러나 언제나

그 만큼의 거리만큼 간격이 있었던

그 길위에

사랑의 나무 하나 심어놓고

이제는 떠나려고합니다.

 

행여

당신 나 보고파

어느날 문득

뒷걸음으로 달려오거든

먼발치에서 함께 걷던

그 길위에

우리의 사랑이 자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Mariage D'amour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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