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노래 / 이해인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오는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는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 되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 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
Ossenyaya Pesnya (가을의 노래)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쓸쓸한 날의 연가 / 고정희 (0) | 2016.09.28 |
---|---|
먼 하늘 / 이정하 (0) | 2016.09.27 |
정념의 기 / 김남조 (0) | 2016.09.22 |
천상병 / 이 상 / 고 은 (0) | 2016.09.19 |
사람의 사랑 3 / 김시천 (0) | 2016.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