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른, 또는 너무 늦은 / 나희덕 사랑에도 속도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솔잎혹파리가 숲을 휩쓰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한 순간인 듯 한 계절인 듯 마음이 병들고도 남는 게 있다면 먹힌 마음을 스스로 달고 서 있어야 할 길고 긴 시간일 것입니다. 수시로 병들지 않는다 하던 靑靑의 숲마저 예민해진 잎살을 마디마디 세우고 스치이는 바람결에도 빛 그림자를 흔들어댈 것입니다 멀리서 보면 너무 이른, 또는 너무 늦은 단풍이 든 것만 같아 그 미친 빛마저 곱습니다.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 / 오세영 (0) | 2016.09.12 |
---|---|
그릇1 - 오세영 (0) | 2016.09.09 |
가을 사랑 / 도종환 (0) | 2016.09.05 |
가을 오후 / 도종환 (0) | 2016.08.31 |
흐름 – 천상병 (0) | 2016.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