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묵은 화분에도 봄이/김홍성

차 지운 2016. 2. 27. 11:57



          묵은 화분에도 봄이/김홍성



          땅을 꾹 밟고 선 겨울이
          느슨 했을까
          언 땅이 사르르 풀리자
          초록 살붙이 들이
          여기저기 수런 거리길래
          잊고 있던 묵은 화분을 보았다
                                          눈길이 멈춘 화분속에는
                                          양팔 버리고 말라버린 화초에
                                          잔털이 뽀송한 눈망울이
                                          두려운듯 설레이고 있었다

                                          새봄이 었다
                                          묵은 화분에서 새 생명을 안고
                                          뜨겁도록 움켜쥔 초롱한 눈 망울들

                                          봄은 내가 잊고있던 것들을
                                          흙더미 속에서 캐어 내어
                                          소중히 새 생명으로 내게 돌려 주었다

                                          그렇다 살아있으니 봄이다
                                          봄은 모두가 새롭다
                                          살며시 내리는 봄비에 젖은 듯
                                          봄을 함뿍 머금은 파릇한 미나리와
                                          봄동이 엉성했던 밥상의 빈자리를
                                          봄 향기로 가득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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