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가을 편지 / 주응규

차 지운 2015. 10. 23. 12:32


        가을 편지 / 주응규

        외로워서 마음마저
        단풍 드는 가을에는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쓰겠습니다
        쪽빛 청정 편지지에
        청초한 향기를 소복이 퍼 담고
        한 땀씩 수를 놓아 곱다랗게 핀
        들꽃을 아름 새겨 넣고서
        마음 빛 인양
        순홍빛 물든 단풍도 동봉하겠습니다
        명치끝으로부터 알싸하게 떨어지는
        조각난 그리움 하나둘,
        가슴 한편에 꼬깃꼬깃 간직하다
        떨구는 한두 방울의
        눈물까지도 부치겠습니다.
        청아한 가을 햇살에
        토실토실 영근 마음 빛살이
        흐드러지게 퍼지는
        님 향한 그리움 속속들이 꽤어
        갈바람 편에 배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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