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차 한잔 하시겠어요? / 이해인

차 지운 2015. 10. 26. 18:59






      '차 한잔 하시겠어요? / 이해인

      사계절 내내
      정겹고 아름다운
      이 초대의 말에선
      연둣빛 풀 향기가 난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
      설렘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
      우리는 고요한 음성으로
      '차 한잔 하시겠어요?' 한다

      낯선 사람끼리 만나
      어색한 침묵을 녹여야 할 때
      잘 지내던 사람들끼리 오해가 쌓여
      화해의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도
      우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차 한잔 하시겠어요?' 한다
      혼자서 일하다가
      문득 외롭고 쓸쓸해 질 때도
      스스로에게 웃으며
      '차 한잔 하시겠어요?' 하며
      향기를 퍼 올린다

      '차 한잔 하시겠어요?'
      이 말에 숨어 있는
      사랑의 초대에
      언제나 '네!'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건없는 사랑 - 손종일  (0) 2015.10.27
            겨울이 오기 전에 / 백창우  (0) 2015.10.27
            사랑의 우화 - 이정하  (0) 2015.10.23
            가을 편지 / 주응규  (0) 2015.10.23
            가을 / 조병화  (0) 2015.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