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가슴을 텅텅비워 놓고
가을 바람에 영혼이 빠져 나간 듯
쓸어질 듯 휘청이는 코스모스는
외로움에 저토록 흔들려야 하는가
조약돌 줍던 물 소리는 깊어가고
날마다 그리움의 살을 붙이며
이슬 한 모금에도 가녀리게 흔들리던
코스모스 길옆에 야윈 달 하나
그리움을 갉아 먹고
통통히 살오른 달님이
살며시 남몰래 담 넘어 오는 달빛은
나를 더욱 서럽도록 울려도
숨을 쉬기에 아려오는 그리움이 있는 것
가을의 찬란한 향기는
가슴 쓰다듬으며 가는 바람 결에
빨갛게 물들어가는 능금 빛깔처럼
애절하고 애잔한 사랑의 빛깔로
가꾸는 그리움 있다는 것은
훗날 훌륭한 열매 되기 위한
슬픔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