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침묵하는 연습 ... 유안진

차 지운 2019. 3. 18. 13:42


 

 

 

 

 

 

침묵하는 연습 ... 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 건
기쁨이 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Staring at a Mirror / Fariborz Lach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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