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밤 / 서혜미 바람이 문을 흔들면 유년(幼年)의 기억도 덩달아 문고리를 붙들고 덜컹거린다. 십리 길을 걷지 못해 어머니 등에 업혀 학교 가던 길 풀매질하며 쫓아오는 아이들, 쪽달도 따라오며 놀려댄다. 창 밖, 하늘을 보면 왈칵 쏟아져 내리는 별무리 어머니 등에 문신(文身)으로 박힌다. + 가을밤에 / 손광세 여옥이, 주영이, 순집이, 연진이, 진수, 금아, 정아, 순자, 복희, 설아, 영희, 둘순이, 둘자, 판숙이, 판점이, 점순이, 순옥이, 춘자, 일남이, 명희, 선옥이, 필선이, 소옥이, 귀연이, 명금이, 옥심이, 계숙이, 은하, 진희, 봉순이, 옥연이, 미숙이, 영숙이, 숙자, 우정이, 인순이, 갑님이, 선이, 성희, 영아……. 가을 밤, 귀뚜라미가 출석을 부른다. 출석부에 없는 이름들을 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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