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가을 편지 / 유안진

차 지운 2018. 9. 15. 10:56




        + 가을의 시 / 홍수희

        가을은 어느 날
        서가書架를 정리하다 툭, 떨어진
        낡은 수첩이다
        눈물이 핑그르르 맺혀져 오는
        먼지가 뽀얀 주소록이다



        + 가을 편지 / 유안진

        들꽃이 핀다
        나 자신의 자유와
        나 자신의 절대로서
        사랑하다가 죽고 싶다고
        풀벌레도 외친다
        내일 아침 된서리에 무너질 꽃처럼
        이 밤에 울고 죽을 버러지처럼
        거치른 들녘에다
        깊은 밤 어둠에다
        혈서를 쓰고 싶다.



        + 가을 편지 1 / 나호열

        그대 생각에 가을이 깊었습니다
        숨기지 못하고 물들어 가는
        저 나뭇잎같이
        가만히
        그대 마음 가는 길에
        야윈 달이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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