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들꽃 - 이정하

차 지운 2018. 6. 18. 12:27

[들꽃]구절초


들꽃 - 이정하

 

 

나는 이름도 없습니다.

진한 향기도 지니지 못했지요.

 

나의 몸은 너무 작아서

그대의 눈에 잘 뜨이지 않고

 

나의 목소리는 너무 낮아서

그대의 귀에 잘 들리지 않지요.

 

그러나 나의 눈빛과 가슴은

언제나 그대를 향해서 열려 있습니다.

 

바람 속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멀리 있으면서도 가까이 있는 나는

 

그대가 불러도 대답할 순 없지만

나의 입술과 나의 마음은 언제나

 

그대를 향해서 살아 있습니다.

그대는 나를 몰랐지만

 

나는 처음부터 그대를 알았습니다

 

 

   


 

  (조각배 )




    들꽃 / 유익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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