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ene Sheri 시간의 몸짓 / 문정희 친구에게 묻는다. 왜 시간은 언제나 쓸쓸한 것일까. 영롱한 빛깔로 유혹하지만 손에 잡고 보면 돌연히 칙칙한 색으로 변하고 마는 이구아나처럼 금세 추위에 떠는 빈 가지가 되는 것일까. 그 위에 소복한 눈을 얹어 보기도 하고 새 한 마리를 그려 넣기도 하고 무성한 꽃과 잎들을 때로는 폭풍을 감아 보기도 하지만 깊게 사랑을 새긴 사람에게도 결국 부드러운 솜털 하나 남기지 않는 저 겨울 나무 같은 시간은 다만 허위였던가. 친구에게 묻는다. 오직 보이는 것만이 현실이라면 그 현실은 또한 어디에 남았는가. 망설이고 주저하고 참다가 보내 버리는 시간은 영원히 쓸쓸한 몸짓뿐일까.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르는 강물처럼 / 신광진 (0) | 2017.09.26 |
---|---|
가을의 향기 / 신광진 (0) | 2017.09.24 |
사랑이 올 때 – 신현림 (0) | 2017.09.18 |
물의 무늬가 바람이다 - 박태진 (0) | 2017.09.15 |
당신 - 서종택 (0) | 2017.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