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향기 / 이해인 아침의 향기 / 이해인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 Poem 2015.09.08
9월의 기도 / 박화목 9월의 기도 / 박화목 가을 하늘은 크낙한 수정 함지박 가을 파란 햇살이 은혜처럼 쏟아지네 저 맑은 빛줄기 속에 하마 그리운 님의 형상을 찾을 때, 그러할 때 너도밤나무 숲 스쳐오는 바람소린 양 문득 들려오는 그윽한 음성 너는 나를 찾으라! 우연한 들판은 정녕 황금물결 훠어이 훠어.. Poem 2015.09.03
9월의 시 / 문병란 9월의 시/문병란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묻은 손수건.. Poem 2015.09.02
마음의 거리/김홍성 마음의 거리/김홍성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사랑의 거리가 있습니다 가까이서 마음의 손잡고 있지만 마음은 조금은 거리를 두어야 아름다운 사랑의 풍경을 아낌없이 다 담을수 있습니다 따뜻한 차 한잔에 피어나는 향기는 오만가지 풍경을 그려 내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이해가 되어.. Poem 2015.08.31
내가 흐르는 강물에 / 김남조 내가 흐르는 강물에 - 김남조 구름은 하늘이 그 가슴에 피우는 장미 이왕에 내가 흐르는 江물에 구름으로 친들 그대 하나를 품어가지 못하랴 모든 걸 단번에 거는 도박사의 멋으로 삶의 의미 그 전부를 후회없이 맡기고 가는 하얀 木船이다 차가운 물살에 검은 머리 감아 빗으면 어디선지.. Poem 2015.08.28
한 방울의 그리움 / 이해인 한 방울의 그리움 / 이해인 마르지 않는 한 방울의 잉크빛 그리움이 오래 전부터 내 안에 출렁입니다 지우려 해도 다시 번져오는 이 그리움의 이름이 바로 당신임을 너무 일찍 알아 기쁜 것 같기도 너무 늦게 알아 슬픈 것 같기도 나는 분명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을 잘 모르듯이 내 마음.. Poem 2015.08.25
내 생애 가장 소중한 선물 내 생애 가장 소중한 선물/김홍성 홀로왔다 홀로가는 삶에서 소중한 당신을 만나 꿈만 같던 봄날이 되어 설레임으로 가슴은 부풀었습니다 왔던길 뒤돌아 보면 꿈만 같이 흘러간 세월 당신이 없었다면 구비구비 넘던 험한 길을 두려움없이 함께 달려왔지만 중년이란 시간이 이토록 아름.. Poem 2015.08.19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 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 .. Poem 2015.08.10
꿈을 위한 변명 / 이해인| 꿈을 위한 변명 .... 이해인 아직 살아 있기에 꿈을 꿀 수 있습니다 꿈꾸지 말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꿈이 많은 사람은 정신이 산만하고 삶이 맑지 못한 때문이라고 단정짓지 마세요 나는 매일 꿈을 꿉니다 슬퍼도 기뻐도 아름다운 꿈 꿈은 그대로 삶이 됩니다 오늘의 이야기도 내일의 이야.. Poem 2015.08.03
침묵을 사랑한 사람 침묵을 사랑한 사람 우련祐練신경희 단단히 여며두었던 단추가 후두득 열리고 있다. 나뭇잎에 메달려 있는 빗방울 부는 바람에 후드득 허공에 맴돌 듯이 쌓아 두었던 그리움이 푸드득 거린다. 단단히 동여메여 두었던 빗장문이 적막한 하늘을 향해 삐이그덕 소리를 내며 열리고 있다. 닫.. Poem 201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