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Jacques Joseph Tissot, Kathleen Newton In An Armchair, 1878 시 읽는 시간 / 이기철 시는 녹색 대문에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를 낸다 시는 맑은 영혼을 담은 풀벌레 소리를 낸다 누구의 생인들 한 편의 시 아닌 사람 있으랴 그가 걸어온 길 그가 든 수저소리 그가 열었던 창의 커튼 그가 만졌던 생각들이 실타래 실타래로 모여 마침내 한 편의 시가 된다 누가 시를 읽으며 내일을 근심하랴 누가 시를 읽으며 적금통장을 생각하랴 첫구절에서는 풀피리 소리 둘째 구절에서는 동요 한 구절 마지막 구절에서는 교향곡으로 넘실대는 싯발들 행마다 영혼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들 나를 적시고 너를 적시는 초록 위를 뛰어다니는 이슬방울들 Marek Langowski - In the Candle Light,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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