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bald George Barnes 가을은 나를 슬프게 한다 / 윤재순 아마 이때쯤보다 조금 더 후였지요 사탕보다 달콤한 키스를 했던 시기도 소금보다 짠 이별을 얘기한 시기도 잊고자 했을 때 또렷하게 각인되는 것들 도려내고자 하면 거머리처럼 붙어있는 것들 그것들로 인해 슬픈 인연은 면면히 이어져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것은 조그만 생채기에 아직도 아파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인지 그대를 알게 된 것이 슬프고도 슬퍼질 때도 많아 원망도 했었지요 그러나 이젠 후회하지 않으렵니다 아직도 기억 속에 아니 추억 속에나마 머물러 있을지라도 그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더 이상의 지워짐이 없었으면 합니다 이대로 머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것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진정 내가 살아야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가랑이 새로 찬 기운 도는 계절이면 어김없이 속살은 간지럽고 귓가에 머물던 매미의 슬픈 사연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을지라도 이렇게 자그마한 미소 속에 머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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