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작은 들꽃 / 다만 인연이 사랑일 뿐

차 지운 2016. 7. 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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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들꽃 / 조병화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나 나나 
이 세상에선 소유할 것이 하나도 없단다. 

소유한다는 것은 이미 구속이며 욕심의 
시작일 뿐 부자유스러운 부질없는 
인간들의 일이란다. 

넓은 하늘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소유라는 게 있느냐. 
훌훌 지나가는 바람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애착이라는 게 있느냐. 
훨훨 떠가는 구름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미련이라는 게 있느냐. 

다만 서로의 고마운 상봉을 감사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존재를 축복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인연을 오래오래 
끊어지지 않게 기원하며 
이 고운 해후를 따뜻이 해 갈 뿐, 

실로 고마운 것은 이 인간의 타향에서 
내가 이렇게 네 곁에 머물며 
존재의 신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짧은 세상에서 이만하면 행복이잖니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불며 갖는 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 
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 말아라. 
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

 

하늘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대지가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구름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다만 인연이 사랑일 뿐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다만 그 사람과 나와의 인연이 사랑이었을 뿐이다.

내가 그 사람을 미워한 것이 아니라,
다만 그 사람과 나와의 인연이 미움이었을 뿐이다.

그 상황이, 그 인연이 미움이고 사랑이었을 뿐,
그 인연을 미워하고 사랑할지언정
그 사람을 미워하거나 사랑하지는 말라.

인연따라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되
거기에 얽매이지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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