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차 지운 2016. 3. 1. 15:31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싶소
​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 밤이면 실컷 별을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에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 가버리는 마을
놋양푼에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 내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림 속에서 / 김홍성  (0) 2016.03.04
            꽃이 피기까지 / 이정하  (0) 2016.03.03
            우화의 강 / 마종기   (0) 2016.02.28
            3월에 / 이해인  (0) 2016.02.27
            묵은 화분에도 봄이/김홍성  (0) 201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