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황금찬
6월은
녹색 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 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창을 열면
6월은 액자 속의 그림이 되어
벽 저만한 위치에
바람 없이 걸려있다
지금은 이 하늘에
6월에 가져온 풍경화를
나는 이만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6월의 달력 / 목필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 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
6월 / 이창호
지난 달력
한 장을 찢어 손바닥에 접어 올리니
손바닥 위에서
지난 5월이 너무나 작고 가벼워집니다
유리창에
물방울처럼 톡톡 웃음을 퉁기는 아침
알맞게
물이 오른 6월의 현관문이 열리자
펼쳐둔 종이의 여백을 열고
여름 나무들이 들어가 앉습니다.
한 잎 두 잎
그리움의 잎사귀가 늘어갈수록
종이 위에서
사연들이 더욱 푸르르 갑니다
당신,
지난 5월에는 달력 한 장의 무게만큼
편히 지내셨는지요?
여기 6월의 첫날 아침을
그려보냅니다
색다른
배경으로 깊어지는 창 밖 세상이
숲 속처럼
맑아지는 거리에서는 온갖 사물들이
밝은 조명을
단 아침 하늘 아래 주렁주렁
저마다의 녹음을 매달고 걸어다닙니다.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드나무 길 / 박용래 (0) | 2019.07.09 |
---|---|
그리운 이에게... 나해철 (0) | 2019.06.12 |
외로운 영혼의 섬 / 조병화 (0) | 2019.05.27 |
나무와 비 / 이정하 (0) | 2019.05.19 |
내 안에 피어나는 봄 / 김춘경 (0) | 2019.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