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타고 싶은 날 - 김재진
이제는 낡아 빛바랜
가방 하나 둘러메고 길을 나선다.
반짝거리는 레일이 햇빛과 만나고
빵처럼 데워진 돌들 밟는
단벌의 구두 위로 마음을 내맡긴다.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떠나는 친구 하나 배웅하고 싶은
내 마음의 간이역
한번쯤
이별을 몸짓할 사람 없어도 내 시선은
습관에 목이 묶여 뒤돌아본다.
객실 맨 뒤칸에 몸을 놓은
젊은 여인 하나
하염없는 표정으로 창 밖을 보고
머무르지 못해 안타까운 세월이 문득
꺼낸 손수건 따라 흔들리고 있다.
(Afternoon Shadows - Hennie Bekker)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밥 한번 먹자 / 함순례 (0) | 2019.01.23 |
---|---|
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 ...신현림 (0) | 2019.01.20 |
아주 깊은 추억 속으로 - 이효녕 (0) | 2019.01.13 |
눈이 내리는 밤 - 윤복림 (0) | 2019.01.07 |
한 해의 기도 - 이해인 (0) | 2019.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