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기차타고 싶은 날 - 김재진

차 지운 2019. 1. 15. 13:31



기차타고 싶은 날 - 김재진

 

 

이제는 낡아 빛바랜 

가방 하나 둘러메고 길을 나선다

 

반짝거리는 레일이 햇빛과 만나고 

빵처럼 데워진 돌들 밟는 

단벌의 구두 위로 마음을 내맡긴다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떠나는 친구 하나 배웅하고 싶은 

내 마음의 간이역 

 

한번쯤 

이별을 몸짓할 사람 없어도 내 시선은 

습관에 목이 묶여 뒤돌아본다

 

객실 맨 뒤칸에 몸을 놓은 

젊은 여인 하나 

하염없는 표정으로 창 밖을 보고 

머무르지 못해 안타까운 세월이 문득 

꺼낸 손수건 따라 흔들리고 있다

   

 

    (Afternoon Shadows - Hennie Bek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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