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아주 깊은 추억 속으로 - 이효녕

차 지운 2019. 1. 13. 14:22


아주 깊은 추억 속으로 - 이효녕

 

 

늘 하늘빛에 젖은

푸른 바다에 나가 보면

물결 위에 혼자 핀 파도가 보인다

 

잔잔한 내 가슴 흔들고

마음 깊이 오는 사람이

파도뿐만이 아니라고

갈매기 한 마리 날개 적시며

파도 꽃을 지운다

 

여름 바다에 나가 보면

시퍼렇게 살아 있는 심장을 향해

파도는 그렇게 넘실거리는데

손톱이 빠지도록 백사장 파보았지만

물기가 머금은 빈 소라껍질 뿐이다

 

살아 있는 것이 부끄럽다

나는 한 번도 추억의 수심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알지 못하는 바다에서

파도에 이리저리 쓸려 아파했던가

 

허공을 긁던 시절 잊어야겠다

지나간 시간들은 아름답지만

이제는 추억을 들추지 말아야겠다

 

꿈결처럼 추억이 흐른다 해도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아 흘린 눈물

여기서는 모든 것이 추억이어서

바다에 닿는 길도 지척이어서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그리움

바다 물결로 출렁거리나니

아름다운 네 몸 속의 바다를 건너보면

마음속에 스미는 물결 그대로인데

끝 모를 모래 바람 날리고 있다

 

아주 깊은 추억 속으로

아주 깊은 추억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갈매기로 날고 있다

 


(Song Of The Seashore - Mischa Mai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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