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가을은 남은 거에 / 조 병 화

차 지운 2018. 10. 31. 11:57



        가을은 남은 거에 / 조 병 화

        가을은 사랑의 거리를 좁혀 주었읍니다
        그리고
        그, 말을 하나로 모아 주었읍니다
        나뭇잎은 떨어져서
        大地를 덮고
        텅빈 자리
        가을은
        남을 것이 남아서
        가득히
        시간을 더 만들고 있읍니다

        주님 ! 나는 한번도
        당신을 본 일이 없읍니다
        그러나, 지금
        당신은 다시 사랑을 보는 눈을
        돌려 주셨읍니다
        그리고, 다시
        먼 곳에서 혼자
        사랑을 아파하는 가슴을 돌려 주셨읍니다

          지금 나는 당신 뜻대로
          가을에 남았읍니다
          그리고, 떨어진 곳에서
          사랑을 보고 있읍니다
          그리고, 알맞게 자리 잡은 곳에서
          사랑을 듣고 있읍니다
          그리고, 당신이 내 주신 그 생명으로
          얼만큼 더
          가을을 아파하고 있읍니다

          주님, 나는 한번도
          당신을 본 일이 없읍니다
          그러나, 지금
          당신은 떨어진 가을잎새 되어
          내 곁에 있읍니다
          가을은 보여 줄 것을
          보여 주고 있읍니다
          그리고
          생각할 것을
          생각게 하여 주고 있읍니다

          가진 자에게 그만큼 가난함을
          없는 자에게 그만큼 풍부함을
          그리고
          무성한 자에게 그만큼 조락을
          주님 ! 나는 한번도
          당신을 본 일이 없읍니다
          그러나, 지금
          당신은 가을잎새 되어
          비속에, 혼자
          나뭇가지에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