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마지막 장미 / 김남조

차 지운 2018. 1. 15. 17:54



윌리엄 휘테커(William Whitaker )



        마지막 장미 / 김남조

        지순한 정에 넘치고
        에오라지 잘 되기를 비는
        연한 새순같은 마음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에게 주겠는가

        반생을 지운
        삶의 산마루에서
        불현듯 느껴오는 보라빛 광망의
        달밤같은 그리움이 있다면
        누구에게 주겠는가

        순은 벌어 잎새 무성하고
        머잖아 눈부신 꽃숭어리를 펴 바칠
        기찬 동경과 바라움으로
        검은 살눈썹이 젖어든다면.....

        여인이여
        우리 생애에서 가장 쓸쓸한 시간이
        언제 올지는 모른다
        생명의 잔을 비우고 돌아가는 길은
        우모인 양 내려 쌓이는
        하얀 눈벌일지도 모르는데

        숙연하여 몸서리칠 그때
        마지막 누구의 이름을
        부르겠는가

        여인이여
        도금한 금붙이의 값싼 자랑이나
        지난날의 사치스런 욕망들을 흘려버리고
        씻은 구슬같은 마음밭에
        하나의 사랑만이 있는 대로의 깊이로 깃들인다면
        그 사랑을 누구에게 주겠는가
        한 송이의 뜨거운 장미,
        마지막인 장미를
        가진다며는





                                                                                                            Jane Birkin - Quoi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님의 눈 / 김남주  (0) 2018.01.26
                                                                                                            홍시 / 김시천   (0) 2018.01.18
                                                                                                            어려운 대답 / 이병승  (0) 2018.01.12
                                                                                                            눈 내리는 날 / 남유정  (0) 2018.01.10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 김낙필   (0) 201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