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 김낙필

차 지운 2018. 1. 8. 11:51

그림/이선우화백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 김낙필

    그렇게 살고 있을 꺼야 다들
    사연마저 없는 이가 있을까
    저마다 가슴 속에 사연 하나씩은 심고 살겠지
    때로는 울 수 없어서 가슴만 젖고
    때로는 숨고 싶어 가슴만 태우는
    그런 속앓이 하나쯤 가슴 한 켠에 품고 살겠지
    산다는 게 녹녹치 않아 쉽게쉽게 살 수도 없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허망해서 애 탈 때가 한 두번 아닐 테지
    그렇게 살다 보면 세월은 어느새 서리 내리고
    문득 어느 날
    '회심곡'이 마음에 와 닿는 날
    그날은 저무는 저녁놀 조차
    예사롭지가 않을 꺼야
    살다 살다 그렇게 혼자 지쳐서
    술 한잔 놓고 넋두리만 웅얼거릴 때
    사연들은 더 깊이 속으로만 숨고
    살면서 사연 없이 사는 이가 누구 있을려구
    누구든 저마다 말 못할 사연 하나쯤
    깊은 가슴 속에 묻어 두고 웅웅거리며
    그렇게들 아마 살고 있을꺼야
    어디 나만 그렇겠어
    다들 그렇겠지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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