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잎 - 김수영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 줄 모르고 자기가 가닿는 언덕을 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닿기 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 같고 바위를 뭉개고 떨어져 내릴 한 잎의 꽃잎 같고 革命같고 먼저 떨어져 내린 큰 바위 같고 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 같고
나중에 떨어져 내린 작은 꽃잎 같고
<1967.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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