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차 지운 2017. 3. 30. 11:51




Edward Atkinson Hornel
The Captive Butterfly c.1905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 줄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걸 너는 아니

        우리 눈에 다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서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자말로 하시던
        얘기가 자꾸 생각이 나는 날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서 눈물이 필요하다고
        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걸 너는 아니
        우리 눈에 다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서 눈물이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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