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구름 벗 삼아 사노니 / 寒山
自樂平生道 烟蘿石洞間 (자락평생도 연라석동간)
野情多放曠 長伴白雲閑 (야정다방광 장반백운한)
有路不通世 無心孰可攀 (유로불통세 무심숙가연)
石牀孤夜坐 圓月上寒山 (석상고야좌 원월상한산)
평생 자연(道)을 벗삼아 즐기고 사는 곳
안개 자욱한 칡넝쿨 동굴
자연의 정취 얽매일 것 없고
흰구름 벗삼아 한가로울 뿐이네
길은 있어도 왕래는 없고
무심하여 집착함이 없어
깊은 밤 바위에 홀로 앉으니
둥근 마음의 달 한산 위에 떠 있네
그 근원을 얻으면—눈으로 무엇을 보거나, 귀로 무엇을 듣거나, 바로 거기에서 탁!
자기의 근본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자기의 근원으로 돌아온다면,
모든 기회와 모든 경계상에서 바로 그놈을 막 잡어 쓸 수가 있는 거여.
세수할 때는 세수한다고 그놈이 어디로 갈 거냐 그말이여.
먹을 때는 어디로 가? 그 먹는 놈 내놓고 그게 어디로 갈 거냐 그말이여.
비를 들고 마당을 쓸 때는 쓰는 놈 내놓고 어디 가서 찾느냐 그말이여.
바로 뜻을 얻어 가면 이 세상에 눈에 보이는
모든 색상(色相)이 바로 그것이 부처님 진신(眞身)이요.
이 세상에 귀로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는 일체가 다
법신불(法身佛)의 소리가 아니고 무엇이냐 그말이여.
조실 스님 법문 가운데 “찾다가 저 죽는다” 그런 말씀이 있는데,
바로 그놈을 내놓고 따로 찾으면 그 무엇이 나올 거냐 그말이여.
이건 너무 가까워서—무슨 물건을 잃어 버렸을 때
자기 손에 쥐고 찾는다든지, 바싹 바로 자기 무릎 밑에 코앞에
있는 것을 놔두고 저 멀리 찾으면 그건 찾을 수가 없는 거여.
흔히 가까운 데다 놓고 멀리 찾다가 시간을 낭비하는 수가 있는데,
우리가 우리의 자성(自性)을 찾는 데에도 언제나 가까운 데에 있는 것입니다.
가까운 데 있는데 그놈을 멀리 찾으면 그건 없거든.
‘가까운 데에 있으니까 찾다가 저 죽는다 했으니, 찾지 아니하면 언제나 거기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공부할 게 뭐 있느냐. 눈에 볼 때는 보는 놈이고, 귀로 들을 때는
듣는 놈이고, 무슨 생각을 할 때는 생각하는 놈 그놈인데 무엇을 찾을 거 뭐 있느냐.
그렇다면 뭐 참선도 군더더기고 찾는다는 자체가 틀려 버렸다니까,
안 찾고 고대로 놔두면 언제나 거기 있다’ 그 일리가 있는 말 같지만,
찾다 찾다가 아주 목숨을 바쳐서 찾고, 찾다가 찾다가 해 가지고
‘찾는 놈’과 ‘찾으려는 놈’과 일체가 하나가 되어서 그래 가지고
‘찾는다’는 생각까지 끊어지되,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의단이, 의관(疑觀)이 한담(寒潭)에,
파도 없는 못에 뚜렷한 달이 턱! 박히듯이,알 수 없는 의단이
적적(寂寂)하고 성성(惺惺)한 가운데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해 가지고,
독로하되 거기에도 빠지지 말고 오직 의단만이 순일무잡(純一無雜)하게
독로해서 타성일편(打成一片)이 되어 가지고,
거기에서 그놈이 타파(打破)되어 가지고 그런 뒤에 바로 보는 놈이요,
듣는 놈이요, 생각하는 놈이요,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총가옹(摠家翁)으로
이렇게 되는 것이지,
그러한 고비를 넘지 아니하고 의리(義理)로, 들은 풍월(風月)로,
사량분별심(思量分別心)으로 ‘찾는 놈이 그놈이고, 듣는 놈이 그놈이고,
바로 이거 말하는 놈이 이놈이다’
이러한 생각 가지고는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그것은 생사해탈도 아니요, 견성도 아니고
그러한 것은 의리선(義理禪)도 되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 송담스님(No.232)—84년 동안거해제 법어(84.02.16)
청성곡 / 김응서 대금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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