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생명은 하나의 소리 / 조병화

차 지운 2016. 10. 1. 18:11

 

 

 The Artist's Garden at Eragny
Oil on canvas, 1898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생명은 하나의 소리 / 조병화

      당신과 나의 회화에 빛이 흐르는 동안
      그늘진 지구 한 자리 나의 자리엔
      살아 있는 의미와 시간이 있었습니다.
      별들이 비치다 만 밤들이 있었습니다.
      해가 활활 타다 만 하늘들이 있었습니다.
      밤과 하늘들을 따라 우리들이 살아 있었습니다.
      생명은 하나의 외로운 소리.
      당신은 가난한 나에게 소리를 주시고
      갈라진 나의 소리에 의미를 주시고
      지구 먼 한 자리에 나의 자리를 주셨습니다.
      어차피 한동안 머물다 말 하늘과 별 아래
      당신과 나의 회화에 의미를 잃어버리면
      나는 자리를 거두고 돌아가야 할 나.
      당신과 나의 회화에 빛이 흐르는 동안
      그늘진 지구 한 자리 나의 자리엔
      살아 있는 의미와 시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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