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그날이 오면 - 심훈(沈熏)

차 지운 2016. 8. 16. 11:46



그날이 오면 - 심훈



그날이 오면 - 심훈(沈熏)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오면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Coming Home - Stratovarius)


 

  그날이오면 심훈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마다 내 마음 바람 부네 - 이정하  (0) 2016.08.22
해당화 / 한용운  (0) 2016.08.18
그 작고 하찮은 것들 / 안도현  (0) 2016.08.11
주름 / 박노해  (0) 2016.08.10
당신의 바다 / 김 궁 원  (0) 201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