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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장마

차 지운 2016. 7. 25. 16:06



슬픈 장마

지난봄 꿈속에
꽃놀이 다녀왔다는 안부에 답장 보내며
그를, 청춘이 한창이던 봄으로 데려갔다
천상병의 귀천을 읊조리며
많은 걸 담아두자던 꽃 봄도 안녕하시냐 물었는데
잊은 것도 아닌, 지워진 줄도 모르는 답장이
온봄을 헤매다 장마로 왔다
이 걸음, 멈출 때까지
가슴에 산다고 나무라지나 말라 눈 흘기던 기억
그 징검다리가 사라졌다
장마 끝나면 다시, 무지개로 놓으리라 생각하다
내 기억도 그와 함께
지워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눈물이 난다
나이 든다는 건
과거를, 하나씩 태어난 곳으로 놓아 보내는 일
인생길 다 와서, 치매라 이름 하기엔 가슴이 미어진다
그러하여도, 봄마당 아지랑이에라도 홀려
목련꽃 앞에 한참을 서 있기라도 하였기를
언뜻, 목련꽃 노래 들리기라도 하였기를
가슴 저미게, 누구를 사랑 하였나 궁금도 하여보았기를
1607. Ador.
♬ The Future is Beautiful - Daniel Kobial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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